여행 이야기

< 日本 자쿠찌야마(寂地山) 트레킹 ② > 溫泉浴, 船上파티, 海波浪 길의 즐거움

솔뫼1 2017. 11. 6. 23:55


< 日本 자쿠찌야마(寂地山) 트레킹 >

 

溫泉浴, 船上파티, 海波浪 길의 즐거움

 

 

서둘러 준비를 마친 일행은 아침8시쯤 버스에 올라 여행 사흘째의 일정을 시작했다. 어제와 달리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 기온은 약간 쌀쌀해졌지만 무척 상쾌했다. 일본 혼슈(本州)의 남동쪽 야마쿠찌현 중앙지방을 그들은 中國이라고 한다. 그 중국을 관통하는 고속도로를 두 시간쯤 달려 아키요시다이(秋吉台)국정공원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이다.

 

공원입구에는 한자로 秋吉台(아키요시다이)라고 음각된 표지석이 있었다. 발아래 땅속에는 약400여개의 종유동굴이 흩어져있는 카르스트 지대이며 높고 낮은 구릉들이 펼쳐져 있었다. 우리나라의 제주도 중산간 지대를 방불케 하는 곳인데 곳곳에 깔때기 모양으로 움푹 파인 곳들이 보였다.



 

야트막한 구릉들 사이로 이어지는 산책로 주변에는 하얀 억새꽃이 만발해 우리들의 발길을 잡았다. 오전10시를 조금 지난 가을 햇살을 비스듬히 받아 하얗게 비치는 억새꽃들의 물결들은 그 하나하나가 바로 낙관 없는 동양화들이었다. 우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갈대와 구릉을 배경으로 맘껏 멋진 자세들을 취하며 여행자의 여유로움을 즐겼다. 필름 값이 안 들어간다고 그랬던 건만은 아니리라.



 

그 카르스트 지대의 구릉들 중 제일 높은 곳에 西日本起点秋吉台라고 크고 굵게, 그 아래엔 가늘고 작은 글씨로 昭和三十四年七月 建之라고 음각한 비석이 서있었다. 비신은 내 키 높이쯤 되지만 무릎 높이의 기단 위에 서 있었다. 왜 이곳이 西日本의 기점인지는 모르지만 일본인들에겐 의미가 있는 곳인 듯싶다. 그 비석 바로 옆에도 若竹山이라 새긴 돌비석이 서 있었다. 그들은 이 언덕을 그렇게 부르는가 보다. 이곳 秋吉台는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일본의 국정공원(國定公園)이다. 우리 일행 10명은 이 곳에서도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 공원에서 내려 온 일행들은 바로 아래에 있는 천연석회암동굴 구로타니(黑谷)동굴 속을 걸었다.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희미한 조명 빛 아래 펼쳐지는 온갖 기기묘묘한 형상들이 눈길을끌었다. 또 넓은 지하계곡 가득히 흘러가는 엄청난 수량의 지하수도 있었다. 지하 100m쯤 되는 곳에 약 30만 년 전 형성된 종유석 동굴이다. 전체 길이는 10km쯤 되지만 현재 개방된 곳은 약1km란다. 동굴을 나와서 먹은 아이스크림 맛이 참 별미였다. 이 때가 오전 11시쯤 되었다.

 

일본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온천욕이다. 우리들은 예약한 점심시간을 조금 뒤로 밀고 온천탕으로 향했다. 일본 100대 온천에 꼽힌다는 유다(湯田)온천인데 수질이 아주 좋은 곳이란다. 약 한 시간 반 동안 느긋하게 온천욕을 즐겼다. 노천탕도 즐기고 온도에 따른 욕탕이나 한증탕도 즐겼다. 그래도 한 시간 반을 채울 수가 없어 밖으로 나화 시원한 시골바람에 몸의 물기를 날려 보냈다. 그리고 온천탕 맞은편에 있는 호텔 식당에서 일본식 식사 가이세키 요리(會席料理)에 일본 술(약주)과 맥주 곁들여 늦은 점심을 즐겼다.


 

식사 후 일행은 시모노세키 항으로 가는 도중 보령산(保靈山) 루리코지(瑠璃光寺))에 들렸다. 입구 주차장 근처에 있는 높이 31.2m5층 목조탑은 일본의 3대 명탑이며 국보로 지정돼 있다. 고대 일본 명문 씨족(氏族)인 오우치[大内]씨의 전성기 문화를 전승하는 사원이자 야마구치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이다. 오우치씨 25대손인 오우치 요시히로[大内義弘]가 이 절을 창건하고 5층목탑을 세웠다고 한다. 이 절의 12월초 단풍은 절경으로 소문나 있단다. 고주노토[오중탑 : 五重塔]를 중심으로 한 고잔공원[香山公園]은 벚꽃과 매화의 명소라고 한다. 한편 오층목탑과 가까운 곳에 배롱나무 속을 뚫고 올라온 소나무가 마치 배롱나무와 한 나무인 것처럼 자라고 있어 신기했다.



5층목탑과 香山公園관광을 마친 일행은 일본 혼슈(本州)와 규슈(九州)를 연결하는 關門橋로 갔다. 길이 1,068m, 상판 높이는 61m1973년에 지어졌단다. 이 다리 아래 해저에는 신간선 철도가 지나는 터널도 있다. 관문교 건너 규수북단 모지에 있는 면세점에 들려 기념품을 사는 것으로 공식적 일본 트레킹 여행은 끝났다. 일행은 전기불이 밝게 켜진 시모노세키 항으로 가서 부산행 페리에 올랐다.

 

선상식당에서 저녁식사 후 넓은 선실 가운데 앉아 남은 음식과 술들을 마시며 여행 마지막 밤을 즐겼다. 술자리가 길어지자 일찍 취침하는 다른 일행들을 위해 페리의 매점으로 가서 맥주를 마시며 야구 코리언 시리즈 5차전 기아-두산 경기 중계방송까지 즐겼다. 야구경기가 끝나면서 우리들의 선상 파티도 끝났다. 어둠에 싸인 현해탄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다음 날 아침 선상식당에서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 8시에 부산에 내렸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 사흘 만에 맡는 내 나라의 바다냄새가 유난히 상쾌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오륙도가 내려다보이는 감만 항 동쪽 오륙도 스카이 워크 공원에서 동생말 전망대까지 4.7km를 걸었다. 부산에서 동해안으로 이어지는 해파랑 길의 첫 구간이다. 왼쪽엔 깎아지른 절벽, 오른쪽엔 짙은 쪽빛의 동해가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오륙도 너머 태종대와 그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영도의 봉래산, 부산항 연안부두와 시가지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어느 곳은 가파른 오름길이고 거기를 지나면 급전직하 내리막길도 나온다. 그러다가 해안에 바짝 닿은 평탄한 길도 이어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가 우리나라의 동남단에 있는 줄 이날 처음 알았다. 일행 40명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걸었다. 앞쪽에는 광안리 해변을 가로지르는 광안대교가 위용을 뽐낸다. 그 오른쪽 바다 너머로는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의 고층건물들이 외국의 어느 해변 모습처럼 아름답게 보인다.


 

내 짧은 글재주로는 그 아름다움을 표현 할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길목의 지명들 또한 정감이 물씬 풍기는 것들이었다. 농바위-밭골새=치마바위=이기대 어울마당-해녀막사-해식동굴-구름다리를 지나 동생말 전망대에 이른다. 그렇게 우리는 바다와 절벽의 아름다움에 취해 걸었다. 그리고 광안리 해수욕장 맞은편 동생말 전망대에서 서울행 버스에 탔다. 우리들의 34일의 일본 자쿠찌야마와 해파랑 길 드레킹 여행은 막을 내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