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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을 걷다-1B

바다와 땅 사이를 누비다 ◇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울산 덕하 다음날 아침 숙소를 나온 우리는 간밤의 식당여주인이 알려 준 식당골목 대신 인터넷을 통해 찾아낸 음식점으로 가서 식사했다. 통화한 사장대신 할머니 혼자서 일하고 있었는데 아침 메뉴는 정식 하나만 된단다. 생선반찬과 나물국, 누룽지가 제격이었다. 식사 후 콜택시를 불러 어제 택시를 탔던 월래항의 길천교로 되돌아가 걷기를 계속했다. 이날은 길이 해변을 벗어나 울산 서생면 내륙으로 이어졌다. 이 고장은 당도 높은 서생배의 집산지다. 그것을 반증하듯 길은 곳곳에 산재한 배 밭들 사이를 지나갔다. 낮은 산길도 지나고 농촌지역 마을도 지났다. 신암리 동구에 있는 우아한 기품을 자랑하는 보호수 곰솔은 수령..

여행 이야기 2022.04.10

해파랑길을 걷다-1B

바다와 땅 사이를 누비다 ◇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울산 덕하 다음날 아침 숙소를 나온 우리는 간밤의 식당여주인이 알려 준 식당골목 대신 인터넷을 통해 찾아낸 음식점으로 가서 식사했다. 통화한 사장대신 할머니 혼자서 일하고 있었는데 아침 메뉴는 정식 하나만 된단다. 생선반찬과 나물국, 누룽지가 제격이었다. 식사 후 콜택시를 불러 어제 택시를 탔던 월래항의 길천교로 되돌아가 걷기를 계속했다. 이날은 길이 해변을 벗어나 울산 서생면 내륙으로 이어졌다. 이 고장은 당도 높은 서생배의 집산지다. 그것을 반증하듯 길은 곳곳에 산재한 배 밭들 사이를 지나갔다. 낮은 산길도 지나고 농촌지역 마을도 지났다. 신암리 동구에 있는 우아한 기품을 자랑하는 보호수 곰솔은 수령..

여행 이야기 2022.04.10

해파랑길을 걷다 1A

바다와 땅 사이를 누비다 ◇ 부산 해맞이공원∼울산 덕하 한반도 동남단 부산의 오륙도 해맞이공원. 오륙도가 부산항의 관문처럼 멋진 자태를 뽐낸다. 우리나라 동쪽 가장자리를 따라 2천리 가까이 이어지는 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그 길은 50개 구간으로 세분된 총거리 750km의 ‘해파랑길’이다. 오륙도 동쪽엔 동해의 만경창파가 펼쳐지고 서쪽엔 부산중앙부두와 시가지가 보인다. 바다보다 더 파란 하늘에선 3월 하순의 밝은 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거기서 북쪽으로 가면 동해안의 해파랑길, 서쪽으로 가면 남해안의 남파랑길이다. 그 길의 시발점에 70대 초반의 네 건각(健脚)들이 북쪽을 향해 섰다. 그들의 마음은 벌써 해파랑길의 북단 휴전선 통일전망대에서 맴돌고 있었다. 3월21일오전11시. 중앙일보 본사에..

카테고리 없음 2022.04.03

그래도 싹은 나고 꽃은 핀다

嚴冬과 混濁한 세상 지나 봄도 와 대통령 자리를 향해 온 나라를 뜨겁고 시끄럽게 했던 정치싸움이 끝났습니다. 좀체 그칠 것 같지 않던 지난 겨울의 맹추위도 이젠 꼬리를 감춘 듯 합니다. 그뿐일까요? 반도의 등줄기를 맹렬한 불길로 태우던 울진의 산불도 아흐레만에 꺼지려나 봅니다. 이래서 세상의 그 어떤 즐거움이나 어려움도 가릴 것 없이 '이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고 말한 것 같습니다. 아울러 새 대통령이 결정됨에 따라 지난 5년간 숱한 시행착오를 저질렀던 현정권에 대한 불만들도 사라질 것 같네요. 아무쪼록 다음 정권에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정치가 펼쳐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날은 맑고 무척 따뜻했습니다. 오히려 가벼운 더위를 느낄 정도였습니다. 투표 후 아내와 함께 한강 둔치로 ..

단상 2022.03.13

3월 하늘, 노고 파란데---!

혼탁하고 불신 가득한 정치현실도 저 하늘 같았으면····. 참 맑고 푸른 서울의 3월하늘 입니다. 가슴을 파고드는 상쾌한 바람 맞으며 우러러 봅니다. 유관순열사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아름다운 하늘이지요? 우리나라의 내일도 이 하늘처럼 멋지고 아름답게 펼쳐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사진 속의 서울 동쪽에 드리운 짙은 안개는 햇살 퍼지면 곧 맑게 걷히겠지요? 안개속으로 사라진 롯데타워도 다시 우뚝하게 보일 거고요. 우리네 살림살이나 나라의 앞날도안개 걷히면 나타날 롯데타워처럼 우뚝하게 일어서겠지요? 동쪽을 뺀 네 방향의 서울하늘은 파랗기만 한 아침입니다. 밝은 햇살의 강렬한 유혹에 끌려 아차산길 걷고 내려와 늦은 점심 먹었습니다. 겨..

단상 2022.03.04

불암산 칼바람

몰아친 맹추위 녹인 兄弟의 산행 불암산 칼바람은 매서웠다. 그러나 형제애는 그 칼바람을 따습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한동안 따스하던 기온이 다시 영하10도로 곤두박질쳤던 며칠 전 동생과 함께 불암산으로 향했다. 추운 날 산행을 걱정하며 만류하는 집사람의 걱정을 뒤로한 체 깎은 배와 인절미, 커피 등 간단한 간식을 챙겨서 나섰다. 지하철6호선 화랑대역에 먼저 와서 기다리던 동생과 만나 서울둘레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서울둘레길은 태릉의 외곽철책을 따라 이어지다가 불암산 자락을 돌아 당고개역으로 계속된다. 우리들은 서울둘레길을 따라 걷다 도중에 있는 분기점에서 불암산 정상으로 향했다. 날씨가 추운데다 평일이어서 만나는 산행객은 많지 않았다. 길은 경사가 심하지 않은 능선을 따라 계속된다. 바람은 강하게 불었..

등산이야기 2022.02.22

설날 아침의 서설(瑞雪)

소복한 눈처럼 福도 소복소복 탐스런 눈이 설날 아침 온 세상을 새하얗게 덮었다. 추하고 아름답지 못했던 지난해의 모든 일들을 깨끗하게 잊으라는 대자연의 뜻인가 보다. 그래서 사람들은 설날이나 다른 특별한 날들에 내리는 눈에는 좋은 뜻을 입혀 서설(瑞雪)이라 불렀을 것같다. 명실상부한 壬寅年의 첫날인 설날 아침에도 바로 그 서설이 내렸다. 밤새 소리없이 내린 눈이 발등을 덮을 만큼 땅에 쌓였다. 손으로 잡으면 차가운 눈이 어쩌면 이렇게도 아름답고 포근하게 느껴질까? 나라의 명운걸린 중대사 겹쳐 올해는 우리나라에 아주 중요한 일이 두가지나 겹친다. 국민들의 생활뿐만 아니라 나라의 명운과도 직결 될 중대사들이다. 올 봄과 여름에 치루어 질 대통령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그것이다. 그 중차대한 일에 사심을 ..

단상 2022.02.03

겨울한탄강을 걷다

물길 20리-잔도 10리 절경에 반해 한탄강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했을지도 모를 결례나 허물까지도 포근히 감싸 안아주는 것 같았다. 올겨울 최고의 혹한이 몰아쳤던 1월13일 한탄강을 찾았다. 지나간 시절 같은 회사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동료 다섯이 뭉쳐서 갔었다. 잠실 송파나루 근처를 출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오른쪽에 받으며 한 시간 반을 북으로 달려 도착한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상사리 한탄강 태봉대교 주차장. 번지점프 장소로도 잘 알려진 이 다리에서 나는 16년 전 여름 친구들과 번지점프를 하고 래프팅을 즐겼던 추억이 새롭다. 우리 일행은 여기서 시작하는 한탄강 ‘물윗길’을 걸었다. 이 길은 꽁꽁 언 한탄강위에 부교(浮橋)처럼 설치된 구불구불한 길이다. 중간 중간 강..

여행 이야기 2022.01.27

望月寺 가는 길

꽁꽁 언 계곡 눈덮인 바위에서 포근함 느껴 누가 바위를 ‘정이 없는 차가운 물체’라 했는지 모르겠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소복소복 덮여있는 얼어붙은 계곡의 바위들에서 나는 오히려 포근함과 따스함을 느꼈다. 크기를 달리하는 온갖 바위들이 제멋대로 들어찬 넓지 않은 계곡이지만 거기에도 아늑함이 깃들어 있었다. 가끔 나오는 높지 않은 빙폭(氷瀑)도 차가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백색 너머에 감추어진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산길엔 크고작은 무수한 돌들이 깔려 발밑을 조심해야만 했다. 영상의 포근한 기온이 봄날을 방불케 했던 1월24일오전10시. 평소 자주 어울린 친구와 선배 등 다섯이 도봉산역에서 만났다. 역사를 나오니 하늘과 맞닿은 도봉산의 수려한 준령이 눈에 들어온다. 잘 생긴 남자의..

등산이야기 2022.01.27

파란 하늘에 그린 東洋畵

잎 떨군 나무들이 그린 멋진 水墨畵에 매료 온 하늘을 파아란 화폭이 가렸다. 그 넓은 청색 도화지에 온갖 나무들이 무수한 동양화를 그려 놓았다. 마구 휘갈긴 듯한 것도 있고 가는 붓으로 정성껏 세밀히 그린 것도 있다. 게중에는 붉은 색을 점점이 칠했거나 녹색의 소나무들이 보이는 채색화도 간간이 보인다. 모든 그림들이 볼수록 오묘한 뜻을 담은 듯 느껴진다. 스쳐가는 바람이 뭐라고 설명해 주는 것 같은 데 알 수가 없다. 나는 이런 풍경과 바람의 속삭임이 좋다. 얼마 전엔 11월 날씨답지 않게 추운 한파가 몰아쳤었다. 그러더니 최근 며칠은 약간 더위를 느낄 정도로 따스한 날들이 계속됐다. 내가 팔당호와 양수리가 내려다 보이는 예봉산에 올랐던 날(11월17일)도 그랬다. 껴입은 옷가지들은 산길을 오르면서 하나..

등산이야기 2021.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