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계곡물 소리에서 봄을 듣는다!

솔뫼1 2020. 3. 12. 12:38

계곡물 소리에서 봄을 듣는다!




 

 

어제(3월11일)는 구름 한 점 없는 그야말로 쾌청한 하루였다. 전날 하루 종일 비가 내려 하늘에 남은 물과 구름이 모두 없어진 탓일까?

눈부시게 거실로 파고드는 화사한 햇살이 나보고 밖으로 나오라고 소리치는 것 같다. 열어제친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날아갈듯 상쾌하다.

 


이처럼 화사한 봄날의 유혹에 못 이겨 결국 배낭 메고 산으로 올라갔다. 온 나라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몰고온 폐렴으로 난리지만 오늘 하늘은 맑기만 했다.

서울대 캠퍼스 안쪽 공과대학 근처의 관악산 등산로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이 코스는 내가 가장 즐겨찾는 길이다. 경사가 매우 심하지만 이 길이 좋다.

 



계곡이 깊어 여름엔 시원한 그늘과 물소리가 좋다. 그 길이 싫증나면 옆에 나란히 있는 능선길을 가면서 바위를 타고오를 수도 있다. 나는 오늘 계곡을 따라 곧 바로 주능선으로 올랐다. 이 길은 깔딱고개로 불릴만큼 경사가 심하다. 전날 내린 봄비가 모여 물이 불어 난 계곡은 마치 여름날처럼 콸콸 흐르고 있었다.


30여분을 올라가면 계곡은 끝나지만 대신 가파른 나무계단이 능선까지 이어진다. 그 길을 오르고 또 올라 50분만에 능선길에 닿았다. 그 능선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조망이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것 같다. 눈 아래엔 연주암과 근처의 석탑이 있고 저 멀리 과천시 너머의 청계산이 손에 잡힐 듯 선명했다.

 

그 능선은 날카롭고 험한 바위들이 절벽을 이룬 구간을 지나 정상으로 이어진다. 평평하고 햇빛 잘 드는 바위를 찾아 앉았다. 가져간 인절미로 점심 겸 간식을 하고 과천정부청사쪽으로 하산했다. 그 주능선 전망 좋은 장소에서 봄날처럼 싱싱한 젊음을 자랑하는 커플의 부탁으로 사진을 찍어 준 탓에 나도 덩달아 젊어진 것 같았다. 산 아래 양지바른 바위 아래에 핀 샛노란 나팔수선화들도 나를 향해 웃음짓고 있었다.